독일
일본
대만
프랑스
영국
미국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대한민국
중국
호주
필리핀
터키
캐나다
폴란드
왜 쓸까?
#고급스러운 외관 #환경보호 #다양한 필기감 #좋은 필기감 |
|---|
|
Date : 2021.10.06 13:41:23
Name : gywn5507
Hits : 3460
|
으레 제 또래 아이들이 그렇듯 흔히 만져볼 수 있었던 샤프와 연필이 제 학창시절 필기구의 전부였습니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야 만년필을 실제로 볼 수 있었는데, 자주 가는 서점을 방문했을 때였어요. 만년필 코너가 있는 곳을 지나가면서 무심코 바라본 전시 유리관 속에 라미 사파리가 있었는데, 정말 예뻤습니다. 하지만 만년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심지어 잉크를 찍어서 사용하는 딥펜과 헷갈릴 정도였으니 그 자리에서 결제를 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어요.사용법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한 후 인터넷으로 천천히 시키고 싶어 그대로 집에 돌아왔어요. 마음 속에 만년필 하나를 품고요.
그렇게 만년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실용성의 면에서 불편할 거라 생각해 괜히 사는 걸까 싶었지만, 이걸 사용함으로써 기대되는 점들이 저에겐 참 클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사용법이 따로 있지도 않았어요. 그저 일반 필기구처럼 쥐고 쓰면 되는 거였습니다. 세척시엔 분리하면 되고요. 여러 입문용 만년필을 비교해 첫 만년필을 데려오게 되었어요.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은 이렇습니다. - 저장된 잉크가 생각보다 빨리 닳지 않아 필기용으로도 좋다는 것 - 일회용 펜을 사용함으로써 생산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 - 내가 펜을 쥐는 각도와 쓰는 습관에 따라 닙이 닳아서 나에게 안성맞춤인,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펜이 된다는 것 - 여러 잉크로 색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 종이 위로 퍼지는 잉크의 농담 - 사각거리는 필기감 특히나 그 외관. 만년필의 촉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빛을 받으면 광이 나는 금속의 뾰족한 끝에서 잉크를 내보냄으로써 글을 쓴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저는 제 첫 만년필이 생기고 나서부터 매일매일 같이 놀았습니다. 책을 뒤져 일부러 필사할 구절을 찾기도 하고, 좋아하는 가사를 적기도 했습니다. 낙서도 만년필로 했어요. 잉크가 종이 위로 퍼지는 게 그렇게 다채롭고 아름다운지도 몰랐어요. 매료될 가치가 충분했지요. 지금은 클래식한 외관의 검은 만년필을 하나 더 들여 하루에 두 자루를 번갈아 씁니다. 꺼내만 놔도 행복해요. 관리만 잘 하면 100년이 지난 후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쓰는 아이들은 훗날 생길 제 가족에게 물려주고 싶어요. 내 습관으로, 내 버릇으로 만들어지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필기구인 것도 벅찬데, 이것만큼 낭만적인 것이 어디있겠습니까? 만년필은 낭만의 집약체입니다. 0 추천하기 |
CONTENT |
NAME |
DATE |
HITS |
추천수 |
|---|---|---|---|---|
 gywn5507 |
2021.10.06 |
3460 |
